(또) 해야 할 일 하기 싫은 2020년의 나는 2019년의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 아.. 그때는 2주 후에 아이슬란드를 갈 수 있었구나... 라고 생각했다. 갑작스런 바이러스가 잠식한 2020년의 나는, 갑작스레 좋아하던 여행블로거가 블로그를 닫아버린 2020년의 나는, 조금 멍해진 것 같다. 엊그제부터 오늘까지는 새로 설치한 데스크탑을 안정화하는 기간이라며 할일을 또 미루고 있는 나이다. 한가지는 해결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별로 의미 없는 것을 해결한 것이라서 잘 모르겠다.
작년 10월 포스트에 '5월이 되면 카일라시 산에 갈 수 있을까' 라고 썼던데 정말 택도 없는 소리. 정말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우리 모두의 컬렉티브 미래가 이럴지 누군가는 알았을까? 나 한 사람의 비극적 미래가 아닌 전세계의 모두의 비극적 미래라니, 그것도 형체없이 종횡무진하며 세계여행중인 바이러스로 인한.
언제쯤 또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, 조만간 갔으면 좋겠다. 요새 꽂힌 곳은 스코틀란드. 바이러스가 피크 치기 전 런던에 잠깐 다녀왔는데 (이거라도 못갔으면 정말 억울할 뻔 했다) 영국이 나쁘지 않았다. 가식적인 모두가 나쁘지 않았다고 해야하나. 가식적이라서, 서로 거리를 두었기 때문에 미국에서처럼 열뻗치는 일이 없는 것 같다.
저녁 6시가 다 되어가는 지금... 나는... 진짜로 할일을 할 것이다....ㅠㅠ